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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3

박인환 - 목마와 숙녀 및 박인희 <목마와 숙녀> 시 낭송 감상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 2012. 9. 20.
노천명 - 가을날 가을날 -노천명- 겹옷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은 산산한 기운을 머금고.... 드높아진 하늘은 비로 쓴 듯이 깨끗한 맑고도 고용한 아침- 예저기 흩어져 촉촉히 젖은 낙엽을 소리없이 밟으며 허리띠 같은 길을 내놓고 풀밭에 들어 거닐어 보다 끊일락 다시 이어지는 벌레 소리 애연히 넘어가는 마디마디엔 제철의 아픔이 깃들였다. 곱게 물든 단풍 한 잎 따들고 이슬에 젖은 치맛자락 휩싸쥐며 돌아서니 머언 데 기차 소리가 맑다. 가을날 노천명 겹옷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은 산산한 기운을 머금고.... 드높아진 하늘은 비로 쓴 듯이 깨끗한 맑고도 고용한 아침- 예저기 흩어져 촉촉히 젖은 낙엽을 소리없이 밟으며 허리띠 같은 길을 내놓고 풀밭에 들어 거닐어 보다 끊일락 다시 이어지는 벌레 소리 애연히 넘어가는 마디마디엔 제철의.. 2012. 9. 20.
노천명 - 가을의 구도 가을의 구도 노천명 가을은 깨끗한 새악시처럼 맑은 표정을 하는가 하면 또 외로운 여인네같이 슬픈 몸짓을 지녔읍니다. 바람이 수수밭 사이로 우수수 소리를 치며 설레고 지나는 밤엔 들국화가 달 아래 유난희 희어 보이고 건너 마을 옷 다듬는 소리에 차가움을 머금었읍니다. 친구여 ! 잠깐 우리가 멀리합시다. 호수 같은 생각에 혼자 가마안히 잠겨 보고 싶구료... 가을의 구도(構圖) 노천명 가을은 깨끗한 새악시처럼 맑은 표정을 하는가 하면 또 외로운 여인네같이 슬픈 몸짓을 지녔읍니다. 바람이 수수밭 사이로 우수수 소리를 치며 설레고 지나는 밤엔 들국화가 달 아래 유난희 희어 보이고 건너 마을 옷 다듬는 소리에 차가움을 머금었읍니다. 친구여 ! 잠깐 우리가 멀리합시다. 호수 같은 생각에 혼자 가마안히 잠겨 보고 싶.. 2011.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