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구미는 가시투성이인 밤송이에 어떻게 알을 낳을까?

▲ 산에서 주은 밤을 집에 가져왔더니 몇일 후 밤 바구미 애벌레가 엄청 단단한 밤 껍질을 뚫고 나왔네요 ^^

 

 

 

 

그런데 밤 바구미 애벌레가 두꺼운 밤 껍질을 뚫고 밖으로 나온 이유는 과연 뭘까요?^^

 

밤 속에 갇혀 있으니 답답해서?

아님 세상구경 하러?

 

밤 바구미 애벌레가 두꺼운 밤 껍질을 뚫고 밖으로 나온 이유는 따뜻한 어미품속이나 다름없는 알밤속의 생애 제 1막을 마감하고 어미에게서 물려받은 몸속 유전자와 생체시계의 지시에 따라 이제 전혀 낯설고 위험한 생애 제 2막을 준비하려는 애벌레의 무의식적인 행동이랍니다.

 

 

어미가 아직 덜 영근 새파란 밤속에 구멍을 뚫고 알을 낳으면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밤속에서 밤을 갉아먹으면서 살다가 늦가을이 되면 두꺼운 밤 껍질을 뚫고 밖으로 나와 개구리처럼 땅속으로 들어가 추운 겨울을 나게 된다고 하는데 밤 바구미 애벌레가 밤 껍질을 뚫고 나온 지금이 바로 생애 제 2막이 시작되는 시기이자 목숨을 잃을수도 있는 가장 위험한 시기입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밤바구미 애벌레가 천적을 피해 어미 품속이나 다름없는 두껍고 딱딱한 껍질로 둘러싸인 안전한 밤속에서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밖으로 나오게 되면 아무런 대항력이 없는 사람으로 치면 갓난 애기나 다름없는 애벌레는 천적인 새나 개미의 눈에는 군침을 삼키게하는 단백질 덩어리이자 영양만점의 간식꺼리입니다. 따라서 밤속에서 나오자 마자 천적의 집중 공격을 받아 밤속에서 나온 애벌레의 대부분은 새와 개미 등 천적의 먹이가 되고 운좋은 나머지 극소수만 살아남게 된답니다.

 

늦가을에 밤 속을 탈출한 애벌레는 땅속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겨울을 나게되고 이듬해 번데기를 거쳐 성충으로 자라게 되는데 수명은 애벌레에서 성충으로 변태하는 과정을 포함하면 약 1년이며 성충은 두달 정도라고 합니다 .

 

 

산에서 주워온 밤을 자세히 살펴보니 겉으로 봐서는 구멍이 뚫린 흔적도 없이 매끈한데 밤을 쪼개보면 거의 90% 이상이 밤 바구미 애벌레로 감염되어 모두 버릴 수 밖에 없었는데 야생 밤은 겉모양은 멀쩡해도 밤속엔 대부분 애벌레가 들어있으니 절대 줍지마세요.^^

 

밤 농장에서 자라는 밤은 농약을 뿌리기 때문에 밤 속에 애벌레가 없을것 같지만, 비가 내리면 농약이 비에 씻겨 내려가니 이때를 틈타 농약을 피해 농장 주변의 숲속에 잠시 숨어있던 밤바구미가 밤송이에 알을 낳기 때문에 농장에서 채취한 밤도 밤바구미에 감염된 밤이 있을 수 밖에 없답니다.

 

그런데 밤송이는 자랄때부터 표면에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있는데 밤 바구미가 어떻게 밤송이에 돋은 날카로운 가시를 피해 알을 낳을까요?^^

 

가을이 되면 밤송이가 익어 벌어지는데요 밤바구미 성충은 머리에 톱같이 생긴 길이 약 5mm 가량되는 길다란 주둥이가 달려있는데 이 주둥이로 익어서 벌어진 밤송이에 노출된 밤의 표면에 구멍을 뚫고 알을 낳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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